2017년 개봉한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Dead Men Tell No Tales)’는 다섯 번째 캐리비안 시리즈로, 잭 스패로우의 새로운 모험이자 오래된 이야기의 매듭을 짓는 작품입니다. 특히 윌 터너와 엘리자베스, 바르보사 등 주요 인물들이 다시 등장하며, 오랜 팬들에게는 감동과 향수를 동시에 선사했습니다. 마지막 여정일 수도 있다는 상징성 덕분에,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정주행의 종착지로서의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영화의 핵심 서사, 캐릭터 변화, 감상 포인트를 중심으로 다섯 번째 작품의 의미를 되짚어보겠습니다.
윌과 헨리, 아버지와 아들의 서사로 돌아온 감동
이번 작품은 단순한 해양 모험을 넘어 가족과 화해, 세대교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중심인물 중 하나인 헨리 터너는 윌 터너의 아들로, 플라잉 더치맨의 저주에서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납니다. 이 과정에서 잭 스패로우, 캐리나 스미스와 함께 불가사의한 ‘포세이돈의 삼지창’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초기 3부작에서 윌 터너는 자기희생적인 사랑과 저주받은 운명의 상징이었다면, 이번 5편에서는 그 아들이 직접 구원의 주체가 되면서 서사에 의미 있는 대물림을 보여줍니다. 특히 윌과 엘리자베스가 마지막에 재회하는 장면은 캐리비안 팬들에게 최고의 감동 포인트로 꼽히며, 시리즈 전개상 중요한 정서적 보상입니다.
헨리의 성장은 단지 젊은 캐릭터의 추가를 넘어서, 오랜 팬들에게는 윌의 여정을 완성하는 장치로 작동합니다. 이러한 감정의 선순환 구조는 시리즈 전체를 감성적으로 아우르며, 이 영화가 ‘마지막 여정’이라는 느낌을 더 강하게 전달하게 만듭니다.
살라자르의 공포, 그리고 바르보사의 진심
이번 편에서 잭 스패로우는 과거의 원한 관계에 얽힌 적, 살라자르 선장을 다시 만나게 됩니다. 살라자르는 죽은 자들의 선장이며, 과거 잭 스패로우가 유일하게 이긴 적이자 그에게 저주를 안긴 인물입니다. CG와 연출을 통해 구현된 살라자르의 모습은 물속에서 떠다니는 머리카락, 균열난 얼굴 등으로 시각적인 공포감을 자아내며, 시리즈 악역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비주얼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진짜 감정선을 책임지는 인물은 바로 헥터 바르보사입니다. 시리즈 내내 교활하고 이기적인 해적으로 묘사되던 바르보사는 이번 편에서 놀라운 반전을 선보입니다. 그는 앤젤리카 이후 등장한 또 하나의 딸, 캐리나 스미스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어주는 희생을 감행합니다.
바르보사의 죽음은 단지 액션적 장면이 아니라, 시리즈 전체에서 가장 인간적인 순간이기도 합니다. 그의 복잡했던 서사와 회색지대의 도덕성은 이 마지막 선택으로 인해 정화되고, 팬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장면이 되었습니다. 이 감동의 순간은 캐리비안 시리즈가 단순한 모험극을 넘어선 이유이기도 합니다.
감상 포인트: 세대 교체와 열린 결말의 미학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기존 팬과 신규 관객 모두를 배려한 구성입니다. 캐리비안 특유의 코믹함과 판타지, 그리고 해양 액션은 여전히 살아있지만, 감정선과 인물 중심의 전개가 더 강조되며 무게감 있는 작품으로 완성되었습니다.
특히 젊은 주인공인 헨리와 캐리나는 차세대 캐리비안 시리즈의 가능성을 보여주면서도, 잭 스패로우의 중심성과 독특함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잭은 여전히 유쾌하지만, 주변 인물들의 변화 속에서 상대적으로 중재자 혹은 상징적 존재로 이동한 느낌을 줍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엘리자베스와 윌이 다시 만나고, 바다 위로 펼쳐진 평온함은 시리즈의 하나의 완결처럼 느껴지지만, 쿠키 영상에서는 데비 존스의 재등장 암시가 펼쳐집니다. 이 장면은 시리즈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면서도, 과거 이야기를 회상하게 만드는 이중적 구조를 지닙니다.
이러한 열린 결말은 팬들에게 상상할 여지를 남기며, 캐리비안 시리즈가 언제든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합니다.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단순한 시리즈의 연장이 아니라, 한 세대의 마무리이자 다음 세대의 시작을 상징하는 작품입니다. 감성적 보상, 캐릭터의 희생, 그리고 복잡한 감정선이 얽힌 이 영화는 ‘마지막 여정’이라는 타이틀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정주행의 마지막이라면 더욱 좋고, 처음 보는 이들에게도 새로운 감동을 전하는 캐리비안 시리즈의 진정한 하이라이트. 지금 바로 디즈니+에서 마지막 항해를 함께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