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6 언더그라운드》는 마이클 베이 특유의 폭발적 연출과 화려한 액션, 그리고 속도감 넘치는 내러티브로 ‘스트리밍 시대 액션 블록버스터의 대표작’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개봉 당시의 반응은 다소 엇갈렸죠.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 영화는 2024년, 2025년 현재 다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속도, 볼거리, 그리고 현실 도피적인 서사 — 바로 지금 우리가 원하고 있는 ‘순수 액션 쾌감’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 《6 언더그라운드》가 왜 다시 회자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마이클 베이 연출의 극한 – 폭발과 편집의 공존
《6 언더그라운드》는 마이클 베이 스타일의 정수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시작 5분 만에 펼쳐지는 이탈리아 피렌체 도심 추격신은 “카메라를 이렇게까지 돌릴 수 있구나”라는 감탄을 자아내죠. 자동차, 오토바이, 드론, 총기, 블러드 이펙트, 이 모든 것이 분 단위로 쉴 틈 없이 폭발하고 튀어나오며 관객은 시각적 포화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베이 감독은 ‘베이햄(Bayhem)’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파괴적이고 과잉된 비주얼을 즐겨 쓰는 감독입니다. 《6 언더그라운드》는 바로 그 정점을 보여주는 작품이죠. 편집은 숨 돌릴 틈 없이 이어지고, 장면은 끊임없이 점프합니다. 이런 연출 스타일은 관객에 따라 피로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한편으론 ‘현실에서 벗어난 극한 쾌감’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이 영화는 뇌를 비우고 볼 수 있는 완벽한 오락 영화입니다. 이제는 생각보다 보기 힘들어진 ‘고전적 블록버스터’의 감성을 되살린 셈이죠. 그래서 지금 이 시점에, 다시 보고 싶은 작품으로 떠오릅니다.
‘죽은 자들’의 팀플레이 – 캐릭터와 미션 중심 서사
《6 언더그라운드》의 흥미로운 설정 중 하나는 주인공들이 모두 법적으로 죽은 존재라는 점입니다. 이들은 각자의 과거를 지우고, 이름도 버린 채 ‘1번부터 6번까지’ 번호로 불리는 팀을 구성합니다. 이들은 정부나 군대가 할 수 없는 일, 즉 세계의 악을 조용히 제거하는 비공식 작전을 수행하죠.
리더 ‘1번’은 억만장자이자 천재 발명가로 등장하며, 라이언 레이놀즈가 특유의 유머와 냉소를 섞은 연기로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습니다. 그 외에도 저격수, 의사, 운전자, 암살자 등 각자 전문 분야를 지닌 멤버들이 팀워크를 보여주며 게임처럼 각자의 능력을 발휘하는 전개는 상당한 쾌감을 줍니다.
이 영화는 팀플레이를 중요하게 다루지만, 동시에 각 인물들의 과거와 트라우마도 간략히 보여주며 서사의 흐름을 지루하지 않게 구성합니다. 특히 죽음을 연기하고 자유를 선택한 이들의 모습은 ‘법과 질서를 벗어난 정의 실현’이라는 판타지적 요소를 강화하죠.
지금 다시 보는 이유 – 복잡하지 않은 액션의 순수성
요즘 영화는 복잡한 플롯과 깊은 세계관, 철학적 메시지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때때로 관객은 아무 생각 없이 몰입할 수 있는 순수 액션을 원하기도 하죠. 《6 언더그라운드》는 바로 그 욕구를 정확히 충족시켜줍니다.
대사나 철학이 많지 않습니다. 기승전결도 뻔하고 예측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보는 순간순간에 몰입할 수 있는 재미가 살아있습니다. 특히 팬데믹 이후, 복잡하고 무거운 이야기에 지친 관객들에겐 이처럼 단순하고 강력한 액션 영화가 일종의 해방감을 주기도 하죠.
게다가 넷플릭스에서 언제든 다시 보기 가능하다는 점도, 이 영화를 ‘다시 보기’ 좋은 작품으로 만들었습니다. 킬링타임이 필요할 때, 스트레스를 날리고 싶을 때, 뭔가 복잡한 이야기보다 시원한 폭발과 총격전이 보고 싶을 때 《6 언더그라운드》는 그 빈자리를 꽉 채워주는 작품입니다.
결론: 속도와 볼거리에 집중한 현대형 액션 오락 영화
《6 언더그라운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작품입니다. 스토리보다 액션, 감정보다 스타일, 깊이보다는 속도를 선택한 영화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지금 이 시점에 오히려 다시 떠오르고 있습니다.
요즘처럼 현실이 무겁고, 영화가 복잡한 시대에 시끄럽고 단순하고 화려한 영화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6 언더그라운드》는 그런 욕구에 딱 맞는 작품입니다. 보고 나면 철학이 남지는 않지만, 그 순간만큼은 확실한 몰입과 쾌감을 선사하는 액션 오락 영화. 그게 바로 지금, 다시 이 영화를 떠올리는 진짜 이유입니다.